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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리키><미안해요 리키> 리뷰 - 그들에게 내일은 있을까?

2020-03-30 03:02:08

 


<미안해요 리키> 리뷰 

 그들에게 내일은 있을까?



12월 첫 주말 씨네큐브에서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통해 <미안해요 리키>를 일찍 감상했습니다

당일 돌란의 <마티아스와 막심>, 캔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를 개봉일보다 이르게 감상했는데

주말에 선공개되는 예술영화들이라 많은 분들께서 한파를 뚫고 오셨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나 <빵과 장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캔 로치 감독의 최근 작품으로 칸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습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수단으로 간주될 때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간은 소속된 기업에 특정한 결과 (이윤 창출)를 제공해야하지만  

당연하게도 기업은 인간의 기본권과 존엄을 존중해야합니다.


크리스마스 시기쯤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 <미안해요 리키>

택배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 가장 리키는 업무강도가 높은 노선의 택배일을 맡게됩니다

한 동료는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 스트레스, 피로에 관해 토로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담당자가 리키로 교체됩니다


이 때부터 리키의 가족의 삶은 더 고달파집니다.

리키는 과중한 업무, 백업도 없는 상황과 노동량에 힘겨워합니다.


리키의 부인 애비는 사회복지사로 중증환자, 노인 등을 간호합니다. 

치매이신 환자분들의 힘겨운 행동들, 그 무게 때문에 애비는 기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안정적이지 않은 과로한 노동이 반복되기에 부모는 제 역할을 할 수 없고 

사춘기인 아들은 스트레스를 그래피티아트로 풀곤하지만 종종 학교도 빼먹고 사고도 칩니다


오늘 내일도 힘겨운 이 가정의 내일은 해가 뜰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동의 현장, 의사결정자들은 오로지 숫자를 향합니다

사춘기인 아들의 사건사고, 바람잘날 없는 리키의 가정입니다. 그런데 흔히 산업에서 홀리데이 시즌이라 지칭하는 연말

선물과 택배는 끊임이없고 택배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쉴날이 없습니다.


가정에 사정이 생긴 리키는 상사(사장님)급에게 요청하여 짧게 휴가를 쓰고싶어하지만 상사는 승낙할수 없습니다

물론 '자본주의'시스템에 의해 누군가는 일해야하고, 일은 행해져야하며, 많은 일도 처리가되어야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은 중산층, 중산층 이하의 계층이 근무하는 산업의 직종에게 휴가를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성실함, 착실한 근로가 해결해줄수 없는 문제들은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근로시스템이 해결해야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시스템이라는 것은 '매출액'이라는 숫자에만 관심이 있고, 시스템에 속한 근로자들의 근태(딴 곳으로 도망갔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것

같아 몰인정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 리키는 매 가정에 택배를 방문할 때마다 휴대용 디지털 기기에 '체크'를 하는데 그 체크가

'시스템의 몰인간성' 그 자체로 보입니다



<미안해요 리키>는 전반적으로 절제된 연출로 중산층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러나 리키네 가족이 핍박을 받는 순간은 뜨겁고 공분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리키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직전에 장면들은 폭력적인 수위가 있어 힘듭니다


또한 사실적으로 근로자의 삶을 묘사하여, 오아시스같은 판타지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밑빠진독과 같은 중산층의 가정, 그 상황에 리키와 같은 가장, 가족은 사회에서 일을 꾸준히 할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비추는 리키네 가족이 앞으로 달려갈 인생,길, 노동의 순간에도 차디찬 바람이 계속될 것입니다


중산층, 중산층 보다 이하의 계층이 근로자로서 살아가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근로자, (노동자)의 삶을 응원하고 사회 시스템의 한계를 비판해온 좌파 감독 캔 로치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가족의 삶(내일)이 그저 (힘겨운 길일지라도) 계속되기를  염원합니다.

일말의 판타지나 연민은 오히려 근로자의 삶과 존엄을 깎아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안해요 리키> 리뷰를 마무리합니다.




미안해요, 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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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리키> ★★★★ 8  


자유롭게 근로자를 대체하는 신자유주의 시스템

그 시스템이 지켜주지 못하는 중산층, 중산층 이하의 계층들에 대한 영화가

 진정으로 그들을 위한다면

그저 그들의 삶이 차디찬 현실에서도 계속되기를 염원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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