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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리키>미안해요,리키 ( 리키에게만 절대 배달 되지 않는 그 무언가 )-평점 7점

2020-03-30 03:02:00

84세임에도 사회적인 메세지에 대한 리얼리즘을 놓지 않고 있는 열정적인 켄 로치 감독이 조금 유해진 작품을 내놨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날카로움이 군데군데 살아있다. 하지만 이전보다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이 약간 부드러워 졌다. 더 극영화 같은 느낌을 추구했다. 그래선지 비슷한 독립 영화들의 드라마적인 클리셰에 가깝기도 했다. 대신 다른 곳에서 허를 찌르려고 했다. 드라마로 말이다. 이는 미묘하게 다르다. 리얼한 느낌보다 극적인 느낌이 역으로 현실이라는 뜻이다. 말도 안 되어 보이는 그 일이 더 현실적이라는 반어법에 가깝다.


일단 주인공은 택배원이다. 한국측에서 감성적인? 제목으로 바꿨지만 원제(Sorry we missed you)가 택배의 그 문구를 가리키고 있다. 택배가 누락됐거나 집에 고객이 없을때 붙이는 택배 스티커의 문구다. 이것은 영화 속 모든 것을 대변하고 함축한다. 열심히 맡은 바 일을 하지만 받을 사람이 없다. 하지만 책임은 택배원에게 있다. 그래서 집에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We라고 한 것이다. 우리식으로 본다면 제가 고객님을...에 가깝다. 


이것은 증폭되어 적용된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계속해서 괴롭히는 정상적인? 가족 일들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 현상을 일으킨다. 물론 영화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현실도 비슷하다. 일을 할수록 돈을 모아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일을 하다보면 돈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빚만 늘어나는 비자발적 노동자가 평생 계속되는 것이다. 이미 거의 모든 사회가 그렇다. 하지만 겉으로는 마치 스스로 그걸 택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켄 로치 감독은 그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처음부터 택배 회사의 당연한 일처럼 보이게 해놨지만 다시 본다면 굉장히 부당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기 보다는 묵묵히 떠 안는다. 불평하는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를 계속해서 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제일 아래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저 위까지 촘촘하게 엮여 있다. 관리직까지 말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가족을 향한다. 그 중에서도 바로 그 영역에 발을 들이기 직전의 아들에게로. 아무리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 세대 되물림의 측면으로.


고로 '미안해요, 리키'는 그 동안의 켄 로치 감독의 톤치고는 조금 유한 편이지만 반대로 독한 편에 가깝다. 오히려 반대전략을 택함으로써 드라마적 신랄함을 취하려 했다. 영화같지만 현실인 방법으로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폭력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캐릭터 인물에게 인정사정 없었으니까. 하지만 감독 이전에 세상이, 사회가 이미 그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측이 제목을 더 감정적으로 붙여 줬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다고 리키를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의 택배와 꽤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이래서 드론 택배가 생각보다 상용화 되는 데 힘들것이다. 일단 상관이 혼낼수가 없으니까. 벌금이나 벌점도 못준다. 

****분실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해킹도 가능하다.

******역시 선진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노동자들에게 하루 몇시간만 일하는 것은 오히려 제약이 된다.

*******지금은 그 나라들도 노동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중국과 이민자들이 무식하게 치고 올라온다.

********유럽이라 할 지라도 퇴근해서도 이메일로 못한 일을 지적받는 일도 있다. 사실상 재택 야근이다.

*********충분히 다 누릴 걸 누리면서도 경쟁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모두가 똑같이 쉴 때나 가능하다. 여기서 모두는 전세계를 말한다.

**********초경쟁 시대에는 내가 쉬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한다.(가로챈다에 가깝다.) 택배원도 마찬가지다.

***********리키의 이름은 리치에서 온 것 같다. 부유하고 힘센 사람이라는 은유가 들어있다고... 영화에서 쓰인 걸 보면...

************노동력이 점점 비싸지고 그것이 오히려 인공지능을 빨리 앞당기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인간이 절대 편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 힘든 어딘가의 일로 필요해 질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축구가 중요하다.

***************한국은 그래도 택배 보관의 천국에 속한다. 도난이 덜하니까.

****************아내가 다니는 일에는 또 다른 측면이 보인다. 

*****************켄 로치 전작들의 모습도 슬쩍슬쩍 스쳐 간다.

******************삼성이 이럴때 언급되다니.

*******************그래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핸드폰.

********************편리한 것이 하나로 몰아질수록 사실은 더 불편해 진다. 그것만 없어지면...

*********************화물차도 비슷하게 이뤄지는 걸로 알고 있다.

**********************딸의 이야기를 가장 약화시켰다. 

***********************박살낸 게 아니라 X자라니 겉만 갈면 된다.

************************이 기회에 다시 도배를... 하지만 유럽은 도배보단 페인트 칠이다.

*************************놀랍게도 평상시가 더 조마조마하게 그려졌다. 일이 그만큼 중요하니까.

**************************켄 로치 감독이 한국에 와서 조금만 살아본다면 영화를 더 많이 만드실지도 모르겠다.

***************************보이는 곳의 편리함은 안 보이는 곳의 불편함 위에 세워진 것이다.

****************************영국도 손으로 긋는다.

*****************************우리는 컴퓨터와 김치도 배달하는 나라인데...

******************************맨유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 마음이 아파졌다.

*******************************책임이라도 나눠 지워졌다면...

********************************자식에 대해서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일이 최우선이니까.

*********************************인터넷이 아이들을 키우는 시대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기기들이 발달하니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곳에서 감시당한다.

***********************************곧 수령인만이 뜯을 수 있는 택배 상자가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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