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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사춘기 설레임.. 상상속 사랑이야기

2020-03-31 05:08:06

 


 

 

영화 ‘천녀유혼’은 청조 때 쓰여진 괴담집 <료제지이>에 실린 <섭소천>편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가난한 서생역에는 장국영이,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 귀신에는 왕조현이 각각 열연했다.


사실 이 영화가 극장에 개봉 했을 당시 난 영화가 상영 중인지, 인기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느 날 동네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아이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다. 이제 막 비디오를 보려던 참인데 내가 온 것이었다. 냉큼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방에 놓여 있던 과자를 한 주먹 집어들고 물었다.



- 야~ 제목이 뭐냐?

= 너 왕조현 이라고 아냐?

그 애 나오는 건데 "천녀유혼"이라고...

- 무슨 영환데...?

= 귀신 영환데 별로 무섭지는 않고, 암튼 재밌다더라.



그 말에 과자를 우걱우걱 씹으며 시작될 장면을 기다렸다.


음산한 절 하나가 보이고...

그리고...

응? 이게 뭐냐?


왠 미녀가 한 서생을 유혹하더니만 에로틱한 분위기가 된다.

막 이성에 눈뜰 무렵이었던 난 에궁 ^^; 그 순간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눈을 땔 수 없었던 것 같다.


도입부가 끝나고 장국영이 부르는 영화 주제곡이 흐른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 역시 될 성 싶은 영화는 음악부터 다르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어느 가난한 서생과 여귀신과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이다. 물론 이들의 이별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며 끝났기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다.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역시 장국영과 왕조현의 마지막 이별 장면이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장면만은 잊혀지질 않는다.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동이 텄다.

햇볕을 받으면 귀신인 왕조현은 환생조차 할 수 없게 되기에 서생인 장국영은 필사적으로 햇볕을 막는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그의 곁을 떠나야 한다. 그는 그녀에게 햇볕이 가지 않도록 그녀에게 몸을 돌린 체 문을 지탱하고 있다.

이제 떠나면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서로 얼굴조차 볼 수 없다.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이별을 해야만 하고, 그 이별의 마지막 순간조차 서로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그 상황은 비록 영화일지라도 이따금 생각나 내 가슴 저리게 한다.


이 영화는 홍콩의 스필버그 서극이 "촉산"이란 영화로 특수효과의 무분별함을 반성한 뒤 조금은 절제되고 조화를 이룬 효과를 사용하여 성공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


영화의 특수효과나 음악, 장국영, 왕조현의 열연. 그리고 애잔한 스토리를 느끼며 보면 더욱 괜찮을 듯 하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개봉했던 영화이니 만큼 ‘추억의 영화’ 라는 생각으로 한번쯤 다시 보는 것은 어떨까?




왕조현과 장국영이 사랑을 나눌 때 흐르던 곡


"여명불요래"


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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