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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연말에 보기 좋은 따뜻한 동화 한 편

2020-03-27 01:08:59

요즘 CGV 이벤트 창을 항상 주시하곤 하는데, 그 덕에 '핫딜'이라는 좋은 제도를 알게 됐다. 핫딜은 정해진 수 이상의 표가 팔리면 개봉일 전에 좋은 영화를 미리 관람할 수 있는 제도다. (내가 파악한 바로는!) 이번 주 핫딜은 '룸'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천재 아역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주연을 맡은 '원더'이다. 

이야기는 홈스쿨링만 받던 어기의 중학교 (라고는 자막에는 나오지만 영화에선 prep school이라고 나온다)  첫 등교로 시작된다. 첫 등교는 누구나 다 떨리지만 어기는 유독 더 긴장을 하고, 부모님은 심지어 어기의 입학이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로 작은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왜냐면 어기는 '선천성 안면 기형'으로 27번이나 수술을 받은 조금 특별한 아이기 때문이다.


뭐 이쯤되면 예상하듯이 학교 생활은 순탄치 않다. 되바라진 한 남자애한테 찍힌 어기는 괴롭힘을 당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한테 자기는 왜 이렇게 못생겼냐는 둥, 누나한테 자기 처지보다 나쁘냐는 둥 자기 처지를 비관하며 힘들어한다. 하지만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든든한 가족들과 좋은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겪으며 어기는 학교생활을 잘 해나간다.


특이한 점은 영화가 단순히 어기만의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어기만의 일기가 아니라 어기, 누나인 비아, 친구 잭, 심지어 누나의 친구인 미란다 등 여러 사람의 시점을 통해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 여러 시점을 통해 "쟤 왜 저래..ㅡㅡ" 소리를 자아냈던 인물들이 "나도 사정이 있었어ㅠㅠ"하며 관객을 묘하게 설득하는 것 같았다. 그 결과, '그래 애들은 다 저러면서 크는거지~'라는 결론에 도착한다.
극 중 인물들(줄리안인가 뭔가하는 미친놈 제외)이 다 사랑스럽고 완벽하다. 예를 들어 친구의 부모님이 온 걸 보고 주연자리를 갑자기 양보하는 미란다는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 아! 강아지마저 너무 사랑스럽다... (데이지 ㅠㅠ)그러나 인물들이 너무 완벽하고 착한 나머지 영화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동화를 너머 환상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같은 기존에 좋아하던 배우들과 노아 주프(잭), 다니엘 로즈 러셀(미란다), 이자벨라 비도빅(비아) 등과 같은 새로운 얼굴들의 캐스팅이 영화의 급을 높여주는 신의 한수인 것 같다.

연말에 가볍게 볼 따뜻하고 감동적인 영화인 거 같다. 이동진 평론가가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15년 뒤(맞나?)가 기대된다고 평을 쓴 적이 있었는데, 정말 100%공감한다. 짱이야 제이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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