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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우리 모두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2020-03-27 01:08:45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10살이 되는 해에 난생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된 '어기'. 목숨보다도 아끼는 자식을 상처와 아픔이 있을 세상으로 입장시키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진다. 그러나 아이를 언제까지 부모의 품 속에 보호할 수는 없으며,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용기를 내어 어기의 등을 떠민다. 


<월플라워>에서 학교 내 비주류 학생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던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관심은 이번에도 여전히 비주류들을 향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시선이 주인공, 어기에게만 향해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관객들이 앞으로 어기가 학교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보게 되리라 예상하고 있을 때, 영화는 어기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비추기 시작한다. 



 


어기는 자신과 달리 평범한 외모를 갖고 있는 누나 '비아'를 부러워하지만, 정작 그녀도 어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족들 사이에서 남모르게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고 있다. 심지어 유일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친구 '미란다'와 할머니가 모두 그녀의 곁을 떠나버리자, 극심한 외로움에 휩싸이는 비아. 이때 외동딸이라는 그녀의 작은 거짓말은 부모의 애정을 독차지하고픈 그녀의 욕망을 잠시 엿볼 수 있다.


갑자기 돌변한 듯한 미란다 역시 겉보기엔 화려한 외모에, 남부러울 것 없어보이지만 화목하고 부유한 비아의 가정을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캠프장에서 자신이 비아인 척 연기하기까지 한다. 어기의 눈엔 마냥 부럽기만 한 '잭' 역시 가난에 대한 남모를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어기는 틈만 나면 헬맷을 씀으로써 자기 자신을 감추지만, 이렇듯 내가 아니고픈 욕망은 어기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가족, 학력, 돈 등 우리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갖고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100% 만족하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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