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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 아미르 칸의 뒤집기 한판승, <당갈>

2020-03-27 01:08:35

 


<당갈>, 이미 인도 역대 흥행 2위의 영화로 올라섰습니다.


직접 본 결과(또 이정도 흥행 수치면) 한국에서도 통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상업 영화의 문법과 보편성, 그리고 인도 문화의 개성을 잘 버무린 영화입니다. (극중 뮤지컬적인 춤과 노래는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조금 거들나올 뿐!)

그런 의미에서 인도에 호기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영화 내부에 잠재한 사회상에 대해 이런저런 관심을 보이실 수 있겠고,

또 인도 영화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들도 웰메이드 스포츠-가족 드라마를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유일한 문제점은 영화의 소재가 레슬링인데 스포츠 드라마라도 레슬링에 빠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영화라면 우린 이미 봅슬레이, 스키 점프, 핸드볼 등에도 매료되곤 했죠. 요즘엔 본의 아니게 승마^^도 알게 되었잖습니까. (실화를 다룬 영화)


한편 <당갈>은 살만 칸의 <술탄>을 가뿐히 넘겨버렸네요. 같은 레슬링 영화인데... 아무리 살만 칸이라도 그 두꺼운 근육 속에 미세한 경련이 느껴질 겁니다. 사실 예견된 일입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같은 레슬링 영화라도 살만 보다는 아미르 칸이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칸들은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에 한 배우의 이미지나 기량 외에 영화 전체에서 미치는 장악력과 무게감을 말이죠. 살만 칸으로 힘으로 끌고 나간다면, 아미르 칸은 주변을 모두 같이 끌고 나갑니다. 


배우 한 사람의 역할을 넘어 결국 주변의 좋은 연기, 각본과 연출을 이끌어내는 역량을 느낍니다.  

아래 <씨네21>의 기사 혹은 저의 원본 기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연초 작성된 것이라 흥행 성적은 아직 역대 4위에 머무는 시점에서 작성된 기사임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씨네21> 기자님 왈, 스틸 컷 찾다가 딸들이 대체 어딨는지 찾기 어려웠다는 후문입니다.^^





인도에선 아미르 칸의 스포츠 드라마 <당갈(Dangal)>이 흥행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개봉(12월 23일)한 <당갈>은 인도 최초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기타 포갓(Geeta Phogat)의 아버지로 두 딸을 국가대표 레슬러로 키운 마하비르 싱 포갓(Mahavir Singh Phogat)의 이야기를 다루며 개봉 일주일 만에 역대 흥행 4위에 올랐다.

 

‘당갈’은 인도어로 레슬링 시합을 의미한다. 한때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아미르 칸)은 금메달의 꿈을 버리고 생업을 이어나간다. 자식이 그 꿈을 이어나가기를 바라던 그는 아들을 원했지만, 끝내 아들을 가지지 못하고, 대신 두 딸에게서 재능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그는 생업을 포기하고 두 딸에게 레슬링을 가르친다. 맹목적인 열정을 쏟아붓던 그는 딸들이 반항하자 심지어 머리까지 짧게 자르게 만들고 오로지 레슬링에만 매진토록 한다. 주변 사람들은 비웃지만, 그는 편견과 한계를 극복하고 딸이 레슬링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마침내 큰 딸 기타(파티마 사나 샤이크)가 국가 대표로 선발된다. 아버지의 품을 떠나 국가 대표에 합류한 기타는 이제 아버지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코치와 훈련 방식에 적응하게 된다. 하지만 그사이 부녀지간에 오해와 갈등이 싹트고, 아버지 또한 레슬링에게 시집보낸 듯 딸과 멀어지고 만다. 그런데 국가 대표가 된 기타는 나가는 국제 시합마다 연전 연패를 당하며 기량이 정체되고, 아버지는 그런 딸의 승리를 위해 다시금 두 팔을 걷고 나선다. 인도에서 국제 대회가 개최되고, 길렀던 머리를 다시 자른 기타는 다시금 금메달에 도전하며 아버지와의 강훈에 돌입한다. <당갈>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해가는 감동의 스포츠 드라마인 동시에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드라마다. 딸이 처음 얻은 상금 50루피는 코팅하여 소중히 간직하던 아버지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자 이렇게 말한다. “금메달은 나무에서 자라는 게 아니다. 사랑으로, 노력으로 열정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끊임없이 채찍질 하지만, 결국 부모가 자식의 성공을 향해 건네는 짧은 한 마디는 “자랑스럽다.”일 뿐이다.  


 


영화는 오랜만에 아미르 칸의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탄탄한 몸매의 젊은 레슬러에서 배가 불룩한 아버지까지 고무줄 몸매를 보여주는 한편, 그간 자주 보여 주었던 ‘젊은 히어로’ 역할에서 탈피해 아버지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소화하며 실제 나이에 걸맞는 관록의 연기를 펼쳐 보인다. 명불허전의 연기력과 영화의 완성도로 재미와 감동을 보장하며 벌써부터 ‘꼭 봐야할 인도 영화’로 손꼽힌다. 한편 배우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다. 스포츠 영화로는 종전 최고의 히트작이 바로 살만 칸의 2016년작 <술탄>인데,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레슬러의 인생을 소재로 다뤘는데, 두 배우의 자존심 경쟁도 뜨겁다. 아미르 칸은 연말에 개봉하여 모든 흥행 성적을 뒤집는 경우가 많았은데, 이번에도 뒤집기 한판승을 거둘 듯하다.


*술탄 관련 기사는 아래 참조


예고편으로 <당갈>의 음악과 함께 두 딸이 지옥훈련을 맛보는 모습을... ㅠㅠ 보세요. 

저는 어쩐지 <외인구단>이 떠오르는데... 요즘 자녀들을 스포츠 (혹은 어떤 분야의) 스타로 만들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너무 혹독하게 단련시키는 게 사회 문제로 지적 되고 있죠? 마침 그런 다큐멘터리를 몇 편 보았는데... 인도의 사회 정서는 아직 그런 것과 좀 다른 점도 주목해주세요.  


 


PS.

갑작스런 마감에 맞춰 글을 쓰는 스릴은 정말이지...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원고 변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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