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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 눈물이 안나올수가 없는 애니메이션

2020-03-27 00:55:51

토이 스토리 3

 

 

작년 토이스토리 3의 티저를 보고 환호를 내질렀던때가 생각난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포스트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바로 1년전. 그리고 10년의 기다림끝에 나온 토이스토리 3. 픽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로 그 토이스토리. 재기발랄하고 톡톡튀는 이야기 전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등장, 현실과 큰 차이가 없을만큼 섬세한 물건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게끔 잘 만든 만화라고 할 수 있다. 95년,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나왔던 1편, 어느덧 20대가 훌쩍 넘어버린 내가 본 3편. 그야말로 감회가 새로웠고 토이스토리를 다시 본다는 그 떨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토이스토리 3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더 업그레이드 된 탄탄한 시나리오와 업그레이드 된 모험, 그리고 업그레이드 된 감동까지. 어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이 완벽 그 자체. '시리즈물은 역시 첫편만 못하다' 라는 편견따위는 단숨에 날려버릴, 초특급 애니메이션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해도 모자를 토이스토리 3에 대해 차근 차근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살짝 스포 有)

 

 

 

3편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더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지난 대학생 앤디. 앤디는 대학에 가기 전, 늘 함께 해오던 장난감을 창고에 정리하기 위해 그들을 하나 둘 모아놓는데, 앤디 엄마의 잘못으로 이들은 창고행이 아닌 탁아소에 기증되는 상자속으로 가게 된다. 앤디와 이별하게 되었지만, 자신을 신나게 갖고 놀아줄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설레기만 한 버즈와 친구들. 그리고 행복에 겨운 친구들과는 반대로 앤디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우디. 우디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탁아소에 남게된 버즈와 친구들은 이내 자신들의 판단이 잘 못된것을 느끼고 우디와 함께 앤디에게 돌아가려고 탈출을 시도하는데... (2010년 8월 5일 개봉)

 

 

★ 토이스토리3의 캐릭터

 

토이스토리를 지켜 온 인기 캐릭터 우디와 버즈를 비롯해 3편에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 이름은 바로 랏소. 3편의 주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랏소는 모든 장난감들이 그러하듯 사연이 있는 곰돌이라고 할 수 있다. 탁아소에 있는 장난감들을 관리하고 또 규제하는데 한 몫 톡톡히 하는 이 곰돌이 랏소는 이전 토이스토리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악역(악역 장난감이라고 해야할까?)이다. 물론 2편에서도 제시, 그리고 볼스아이와 함께 우디를 기다린 '광부 아저씨'도 우디의 행보를 막는데에 열연을 펼친 악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3편에서는 더 독종인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악역도 업그레이드가 된 토이스토리 3편.

 

 

 

우디, 버즈와 뗄 수 없는 그들의 친구들도 3편에도 그 모습을 드러내어 굉장히 반갑다. 2편에 등장했었던, "히~아~" 하는 목소리가 쩌렁쩌렁한 말괄량이 제시를 비롯해 우디가 타고다니던 수줍은 볼스아이와 스마트한 돼지 저금통 햄, 팔이 짧아 슬픈 공룡 렉스와 토이스토리 친구들이 탈출할때 매우 유용하게 도움을 주었던 슬링키, 마지막으로 늘 시크한 미스터 포테이토와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미세스 포테이토까지.(2편에서 이들이 입양한 초록 외계인 삼총사도 함께 등장한다)

 

하지만 3편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이전 캐릭터들도 있어, 토이스토리를 사랑하는 매니아들은 살짝 아쉬울 수 있겠다. 예를들어, 우디와 약간의 러브모드가 있었던 양치는 소녀 보 핍과 힘 좋은 근육맨, 1편에서 우디와 버즈가 앤디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자동차, 2편에 등장한 노래잘하는 꽥꽥이 위지 등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래도 탁아소에 있는 다양한 장난감들, 랏소를 비롯해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 아기 인형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니 주의 깊게 보길 바란다.

 

 

 

토이스토리 3편은 역시 전편들이 그러했듯 상영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나 장난감이기에 겪을 수 있을법한 다양한 사연과 그들이 겪은 경험들은 관객에게 웃음을 자아내며, 각 장난감마다의 특성을 너무나도 섬세하게 잘 나타나있어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스텝들이 장난감에대한 관찰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덕분에 웃음은 배가 되었고 이전에 겪었던 그들의 모험도 훨씬 스케일이 커졌다. 1편에서는 인형을 괴롭히는 시드의 방이 주 활동 무대였다면 2편에서는 장난감 가게와 빌딩 안, 그리고 이번 3편에서는 탁아소를 비롯, 쓰레기장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며 그야말로 이 작은 장난감들이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게 된다. 그 어느때 보다도 몰골이 말이 아닌 장난감들의 모습을 3편에서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거기다가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펼치는 장난감들의 전략을 보면 이들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것, 그 이상의 진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1편에서는 앤디와 버즈의 눈물겨운 우정이, 2편에서는 언젠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장난감들의 슬픈 운명과 그런 장난감 주인간의 끈끈한 사랑이있었다면 3편에서는 그 모든것을 합친 소름돋을 감동이 있다. 토이스토리를 그간 봐왔던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장난감들의 주인이자 또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앤디와 우디, 그리고 장난감들간의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또 우디와 버즈, 제시, 볼스아이, 슬링키, 렉스, 햄,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미세스 포테이토 헤드 등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친구로 우정과 의리로 똘똘 뭉친 장난감들이다. 그 우정과 사랑을 3편에서는 훨씬 큰 감동으로 느낄 수 있는데, 어떤 소중한 무언가에게 마음을 주었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것이다.

 

 

 

[어린 시절 아끼던 인형이 있었는가?, 이 친구 아니면 화장실도 절대 혼자 못갈 만큼 의리로 똘똘 뭉친 상대가 있었는가? 너무 소중해서 닳지 않게 깔끔하게 다루었던 물건이 있는가?]

그렇다면 토이스토리 3을 다 보고 나서 벅차오르는 뭉클함에 눈물이 찔끔 날지도 모르겠다. 본인도 결국 울어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상큼하고 발랄하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만화를 보고 운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동안 토이스토리1, 2편을 그렇게 수도 없이 보면서 울컥했던 마음은 있었지만 울어버린적은 없었다. 하지만 3편에서의, 우디와 앤디의 사랑과 우정이 결국 나를 울려버렸다.

 

장난감과 평생 함께 하기는 역시 힘들다. 나 역시도 그러했고 그것은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닐것이다. 남자 아이건 여자 아이건 간에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내던 장난감(그것이 장난감이 아닐수도 있다) 하나정도는 있을것이다. 하지만 어느순간 부터 장난감과 놀게 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나도 모르는 사이 그들은 버려지거나 어딘가에 처박히게 된다. (이것은 사람간의 관계에서도 해당되는 이야기) 그렇다면, 장난감들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추억은 무엇일까? 아이들에 손에서 신나게 놀던 그 시절? 아니면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줬다는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것? 실은 잘 모르겠다. 내가 장난감이었던 순간이 없었기에. 하지만 중요한것은 누군가와 함께 신나는 시절을 보냈던것과 그것을 추억할 수 있는 지금 현재의 순간, 그 두가지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이다. 비록 서로 멀어지고 이별을 한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또 나에게, 함께했었던 그때의 기억은 영원한것이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이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말이다.

 

토이스토리 3은 결코 장난감과 그것을 가지고 놀던 아이와의 이야기만을 담고있지 않다. 때문에 아이들이라면 이 만화를 보고 자신의 장난감을 소중히 다루는 계기가 될수있겠지만 어른에게는 살아오면서 겪었던 어떤 무언가와의 모든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찌릿함을 선사할 수도 있겠다. 나 역시도 어떤 의미에서 눈물을 찔끔 흘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토이스토리를 좋아하다 보니 앤디에게 감정이 이입되었을수도 있었겠다. 마치 우디와 버즈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내 친구였었던것 처럼.

 

 

 

+ 나는 픽사 애니중 토이스토리를 가장 좋아한다, 물론 사람들은 픽사 최고의 애니를 '니모를 찾아서'라고 뽑기도 하겠지만말이다. 아무래도 다른 픽사 애니보다도 유독 토이스토리에는 배꼽을 잡게 만드는 유머러스함과 사랑스러움이 영화 곳곳에 있기때문.

예전에 '업'을 보고 평을 내린 영화기자 이동진님의 글이 급 떠오른다.

 

정말 "픽사의 구내식당에는 도대체 어떤 메뉴가 나오길래", 이렇게나 신선하고 발랄한 영화를 만들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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