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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성 라퓨타>지브리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3>

2020-03-30 03:00:30

<천공의 성 라퓨타>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지브리를 창립하고 세상에 처음 내놓은 작품이다.(시작할 때 지브리라는 글자와 토토로가 있는 걸 보면 일찍부터 토토로를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먼저, 시작 오프닝만 보더라도, 이 작품의 분위기를 파악하게 된다. 음악부터가 전작<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다르단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우시카의 오프닝의 사뭇 진지했다면, 라퓨타는 활기차고 경쾌하다(사실 그렇게 경쾌한 곡은 아니다.)필자가 나우시카 리뷰에서 하야오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음악을 작곡한 히사이시 조의 얘기를 빼먹었는데,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곡가이고 <웰컴 투 동막골>의 음악을 맡아 대한민국영화대상 음악부문의 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하야오를(물론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에도 작곡을 많이 했지만)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히사이시 조가 있지 않았을 테고, 하야오도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렇게 작품을 잘 표현해주는 음악을 찾지도 못했을 것이다. 특히, 필자가 제일 감명 깊게 들었던 히사이시의 음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OST "그날의 강"이라는 곡과 한국 팬들에게도 유명한 음악<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인생의 회전목마"가 가장 감명 깊었다. 그렇게 작품에 어울리는 곡도 처음이었고, 하야오의 판타지를 그렇게 환상적으로 표현해낸 곡도 처음이었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나오는 여러 캐릭터들은 다음에 나올 지브리의 작품들에서도 비슷한 얼굴로 다시 나온다. 라퓨타에선 도라일가의 두목으로 나오지만,<이웃집 토토로>에는 이웃 할머니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유바바로 나오는 지브리의 대표 캐릭터.

사실 이 작품의 주제도 그의 전형적인 생각과 다르지 않다. 전작<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마찬가지로 "자연보호"를 외치고 있지만, 전작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나우시카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웅장하고 묵직하지만, <천공의 성 라퓨타>는 조금 더 재치있고, 웃음을 주며, 재미가 있다. 그리고 자연 전체의 보호를 외치기 보다는 인간의 지나친 기술우월주의와 기술발달과열을 꼬집는다.(그것이 환경보호와 똑같은 말이긴 하지만) 전달하는 메세지의 무게는 나우시카보다 조금도 뒤지지 않는 것을 보면, 하야오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아저씨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라퓨타와 형태는 다르지만,다시 등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야오가 얼마나 자신이 만든 캐릭터들에게 애정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줄거리는 시타가 비행선에서 떨어지는 것부터 시작된다. 비행선에서 떨어지지만,그녀의 목걸이에서 빛이나 그녀의 생명을 구하고 광산에서 일하는 아이, 파즈가 떨어지는 그녀를 보게 된다. 그렇게 파즈는 시타와 그녀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비행석"을 노리는 정부의 일당들과 도라 일가(나중엔 도와주는 사이로 변하지만)로부터 시타를 보호하고 자신의 아버지가 사진으로 어렴풋이 찍었던 전설의 성 라퓨타를 향해 나아간다.

비행석의 힘을 파즈와 시타가 확인하는 순간.필자는 이 장면에서 내가 마치 붕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으라면 필자는 당연히 도라 일가를 꼽겠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원피스>의 루피 해적단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보통 도적이라면 두려워해야할 마을 사람들이 도라 일가와 싸우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그들이 도적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유쾌하고 친근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시타와 파즈를 라퓨타까지 데려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도적질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아주 착한 캐릭터들이란게 마음에 들었다.

시타의 비행석에 반응을 해 깨어난 라퓨타의 로봇,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며 탈출하지만, 시타를 지켜주다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 지브리 미술관에 이 로봇의 거대한 동상이 세워져있다.필자는 이 로봇들에게 가장 동정이 간다.그 이유는 필자도 모른다.

파즈와 시타는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도라 일가의 도움으로 비행석이 가르키는 방향,라퓨타에 도착하게 된다. 엣날엔 가공한 과학력으로 떠올라 있으면서 지상의 국가들을 괴롭혔다는 전설의 국가 라퓨타.그러나 홀연히 멸망했다는 라퓨타.(이 땐,이미 시타가 라퓨타의 왕녀라는 사실이 나온 뒤다.)어리둥절한 두 일행 가운데 한 로봇이 등장한다.

어깨에 뛰어놀고 있는 것들은 여러분들이 알다 싶이 나우시카의 어깨에서도 뛰어놀던 것들이다. 이 로봇은 그저 정원을 가꾸고 있는 로봇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다.

이 로봇의 등장으로 비로소 그 긴 시간을 관객들에게 줄거리로 보여주고, 하야오 자신의 주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비록 로봇이지만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과 벗삼아 가는 로봇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기술발달을 인정하는 하야오. 그러나 시타가 멸망의 주문을 외치면서부터 지나친 기술발달에 대한 그의 우려를 표시한다. 시타의 대사가 그렇는데, "라퓨타사람들은 깨달은 거야. 아무리 뛰어난 과학을 가지고 하늘 위에 떠있어도, 땅에 발 붙이고 살지 않으면 결국 멸망한다는 것을."이라는 대사를 들었을때, 필자의 가슴을 후려쳤다.

라퓨타의 전경. 인간의 위대한 과학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교만을 볼 수 있는 듯 하다.바벨탑 처럼 말이다.

시타의 그 말은 작품이 만들어질 당시(1980년대 중반)의 상황을 아주 잘 반영 할 수 있었고, 현재에도 끊임없는 기술의 개발로 인간의 삶은 편안해지고, 행복해지고 있지만, 반면으로 지구는 점점 썩어가고 있는 이 상황을 정면으로 소녀의 입으로써, 향한 하야오의 메세지였기에 오히려 무서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개된 행복한 결말은 지금 암울한 지구 환경의 상황을 반어법으로써, 언젠가는 우리의 손으로써, 우리의 살아갈 터전을 부수고, 하늘에 떠 있어 살아야 한다는 하야오의 의지를 끝까지 확인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었다. 지금 개발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나우시카보다도 더 상징적이기에)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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