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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영화: 그린북 ★★★★★

2020-03-27 01:14:40

그린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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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ignity

영화를 보는 내내 'dignity'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품위, 위엄, 존엄. 인종적 차별의 벽이 더 단단하고 높다랐던 1960년대, 억울하고 분해도 '화를 내서'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얼마만큼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을지. 얼마만큼의 인내심으로 그 품위를 지켜왔을지. 



2. 위선

천재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문화 생활을 공유할 수는 있으나 같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던 백인들의 위선. 그리고 그 위선에 맞서는 것은 결국 또 돈 셜리의 '품위'. 너는 이 식당에 들어올 수 없다는 직원에게조차 (한 번 숨을 고른 뒤에) 'this gentleman'이라고 표현하는 돈 셜리가 놀랍다. 



3. 히든 피겨스

공연의 주최자는 돈 셜리에게 백인 전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으니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하고, 돈 셜리는 나무 밑에 허름하게 지어진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지 않으니 숙소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인터미션 동안 30분 거리의 화장실에 다녀오는 모습에서 영화 <히든 피겨스>가 떠올랐다. 



4. 고독

3살 때부터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인해 일찍이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살았던 돈 셜리는, 흑인이지만 흑인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백인들의 학교에 입학한 최초의 흑인으로서 백인의 문화를 더 많이 보고 들었다. 그러나 백인에게서는 '인종적' 문제로 차별 받고, 흑인에게서는 '계급적' 문제(흑인인데 우리와는 달라)로 차별 받아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은" 돈 셜리의 외로움이 그의 눈빛에 들어있다. 가령, 트리오 중 두 명(흑인이 아닌)이 연주회 전날 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모습을 2층에서 바라보는 돈 셜리의 눈빛에, 양복을 차려입은 돈 셜리를 바라보는, 너른 밭에서 일하는 흑인들의 눈빛을 응대하는 돈 셜리의 눈빛에, 짬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토니의 모습을 훔쳐보는 눈빛에. 그리고 연주회가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에 화답하는 그 환한 미소 속에서도 고독이 묻어난다.



5. 마허샬라 알리 

충격! 마허샬라 알리라는 배우를 난 처음 본 줄로만 알았는데, 영화 <문라이트>에서 내가 좋아하던 인물로 나왔었다! 너무 깜짝 놀라서 모니터 앞에서 "끄아아악" 하고 소리를 질렀더랬다. 정확하게 어떤 캐릭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게 함정. (좋아해도 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문라이트> 스틸컷을 보는 내 마음에 뭔가 따스함이 올라온다. 그는 분명 따뜻한 역할이었다 ㅠㅠ 



<그린북> 돈 셜리 역의 마허샬라 알리



<문라이트> 후안 역의 마허샬라 알리


6.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

<그린북>의 두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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