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craft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미치도록 슬픈 , 아직도 변하지 않은 16년전 엄석대..

2020-03-30 02:55:44

1992년 작이라는 이 영화를 지나도 한참 지난 이제서야 봤다.

(사실 그 당시에 봤더라면 그저 엄석대 저놈 나쁜 놈이네..정도밖에 생각 못했을 것 같다.)

훨씬 전의 영화이기에 조금은 연기스타일이 조금 촌스럽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영화 중반을 넘기고 나선 연기따위에 신경쓰기엔 영화 보는 내내 느껴지는 씁쓸함이 너무 컸다.

엄석대..

이 시간 곳곳에서 어떤 형태로든 아직도 16년전의 엄석대가 엄연히 뿌리박혀 있다..

누군가를 지배하고 굴복시키며 또 어떤이는 그 권력 앞에 빌붙어 자신의 양심을 파는..

그게 인간의 본성인가..

단지 작은 시골 국민학교 한 학급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 사회 전체를 설명해 낼 수 있다는 게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적지 않은 나이에 나름대로 사회의 쓴맛도 많이 봤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모인 어느 조직이든 엄석대는 꼭 존재해 왔다..

모두들 불만을 가지면서도 어떤 지배적인 힘 앞에서는 숨죽여 지낸다.. 나도 역시..

그게 돈이던 뭐던 간에..

 

지금 정부 역시 국민에게는 엄석대인 것이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에게는 또다른 엄석대다.

 

상대적으로 약한 입장에서는 그저 베풀어주시는 은혜에 만족하며

그냥 죽은 듯 복종하는 수 밖에 없다..

 

마지막장면..

아이들에게 자유를 가르치던 김선생님이 시의원이 됐다는 부분..

정말 씁쓸함의 극치였다.

 

이문열이 16년 전 자신의 소설에서 그랬던 것 처럼 이문열 역시도 변했다는 것도 씁쓸하다..

 

예전 3자유를 위해 투쟁하던 386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며 느낀 씁쓸함 또한 역시 같다..

 

나도 그렇게 될까..

 

아 한없이 슬프고 슬프고 답답하고 답답하다.

이 한없는 안타까움을 나 아닌 많은 사람들역시 느끼고 있겠지만

바꿀 수 없는 이 뿌리깊은 행태가.. 역시 슬프고 씁쓸하다..

가슴에 끓어오르는 이 안타까움이 수십가지 말들로 떠오르지만.. 정리가 잘 안된다..

아..

너무 슬프다..

 

삭제 수정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