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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3_러브 앳(Love at second sight, 2019)

2020-03-31 05:02:22

러브 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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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요소>

- 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주인공 라파엘의 친구 펠릭스

- 이제는 익숙해진 프랑스식 유머


익숙한 것들은 당연한 것이 되고, 당연한 것은 그 말 자체의 의미대로 '당연'한 것이기에 그것이 주는 행복이라든지 감사한 마음 같은것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남자 주인공 라파엘은 공상과학소설을 쓰는 작가지망생. 어느날 학교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것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는데,

그 곳에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여자 주인공 올리비아가 있었다.

둘은 운명처럼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 순간을 행복하게 지내며 결혼까지 하게된다.

특히 고등학생 때 매일 이상한 소설을 쓴다며 구박받던 라파엘은 그의 원고를 읽어주고 응원해주는 올리비아 덕에 스타작가 된다.

올리비아는 피아니스트 대신 피아노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남편 라파엘의 내조를 한다.


행복만 가득했던 이들에게 갈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데, 라파엘이 스타 작가로의 삶에 취해 올리비아에게 소홀해지게 된 것.

이제 더이상 소설을 쓰고도 먼저 보여주지 않고, 그의 일정과 이벤트들은 tv 속 라파엘에게 들어야하는 올리비아는

라파엘에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자기만 세상에서 제일 바쁜 척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나쁜 xx


한편, 라파엘은 소설의 마지막을 쓰게 되는데, 여자 주인공 shadow를 죽이며 이야기의 끝을 낸다(shadow=올리비아).

소설을 완성한 날, 올리비아는 결국 라파엘의 소홀한 태도에 폭발하고, 싸우다 화가난 라파엘은 집을 뛰쳐나가 버린다.

그때 올리비아는 소설의 마지막, shadow가 죽는 대목을 읽게되고 바깥에는 눈이 펑펑 내린다.

술집에서 혼자 만취해서 집에 기어들어온 라파엘은 아침이 되어 깨어나고...

한순간에 스타작가로서의 명성도, 그의 든든한 지원자 올리비아도 없는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이었겠지만... 다른 세상이라고해서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다.

 나름 여자친구도 있었고(살벌하긴 하나 귀여운 모습이 있음) 무엇보다 유쾌하고 언제나 내편인 친구 펠릭스가 함께였으니까..)


평행 세계(?)로 이동한 라파엘은 도무지 이 세계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평행 세계(?)에서의 그는 탁구를 사랑하는 평범한 국어교사(비록 햄릿도 안읽어봤지만...)였기 때문이다.

각종 매체에 등장하고 여기 저기 강의를 뛰느라 정신 없었던 스타 작가로 살던 그가 평범한 삶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겠지...

적응하기 싫었겠지.. 하지만 유쾌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 펠릭스 덕분에 옛 아내 올리비아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고,

사랑했던 사이로 되돌아 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나는.. 이쯤에서 과연 그가 사랑하던 올리비아를 되찾고 싶었던 건지, 유명인사로 살던 그 시절을 그리워 했었던 건지 조금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세계의 올리비아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 이미 세무사이자 매니저이자 남편에 준하는 마크가 있었으니..

그럼에도 친구 펠릭스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전기를 쓰는 작가로 변신하여 그녀의 삶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아내 올리비아와 피아니스트 올리비아. 다른 듯 같은 듯, 다가올 듯 말 듯 한 그녀도 점점 라파엘에게 마음이 간다..

그렇다 해도 둘 사이에는 치워지지 않는 마크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마크보단 라파엘이 낫지.. 

결국 라파엘은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마지막 방법은 자기 소설의 결말을 수정하는 것 뿐이라고 확신하고

shadow가 죽는 부분을 자신을 투영한 남자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원고를 수정한 후 독주회를 앞둔 올리비아의 대기실에 전달한다.

올리비아가 원고를 읽을 때 평행 세계로 오기 전처럼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다시 그 세계로 갈 수 있다는  희망에 라파엘은 행복했지만

이내 눈은 그치고 독주회가 시작된다. 라파엘은 대기실에 놓인 자신의 원고를 가지고 나오며 올리비아에게 마지막 메모를 남긴다.


"너를 사랑하는 것이 내겐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라고.


그리고 나서 연주회장을 빠져나와 쓰레기통에 원고를 버리고 가려는 찰나,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올리비아가 뛰쳐 나와
올리비아와 라파엘은 재회하게 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면서 익숙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익숙한 일상, 익숙한 사람, 익숙한 거리....

생각해보면 나도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소홀한 것 같다. 라파엘을 욕할게 아니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니..

지금까지와 같이 내 곁에 있을 것처럼.. 내일은 기다리지 않아도 어차피 올 것 처럼..

항상 익숙한 것들을 후순위로 두고 새로운 인연, 새로운 상황을 '잘' 맞아들이기 위해 전전긍긍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올 한해, 새로운 만남도 많았지만 갑작스러운 이별도 많이 경험하며 느꼈던 생각은

 '내 가까이에 있는, 이 주변에 있는 것들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자'였는데 이런 중요한 다짐들은 금방 마음에 침잠하고 말아

이렇게 내 자신을 한번 돌이켜보게 만드는 영화를 보고 나서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연애하고 싶게 마음을 두드리는 영화랬는데 어찌 그런 마음보다 다른 생각이 더 많이 드는걸까~

물론.. 영화의 앞부분에 빨리감고있는 테이프처럼 순간순간 지나가 버리는 둘의 행복했던 시간들은 조금 부럽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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