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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윌리>비상식적 신뢰가 보여준 감동 Free Willy,1993 ★★★★★

2020-03-30 02:57:02

이 영화가 보여준 비상식적인 행동, 비상식적인 감정.

 

이 영화에서는 '상식'이란 단어는 허용되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1993년 작 프리윌리(Free Willy)는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본 영화이다.

분명 프리윌리를 보기전에도 tv에서 반영되는 또 다른 영화를 봤을테지만, 어른이 된 지금

내 기억 속에 처음 본 영화라고 인식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 영화다.

 

 

 

안방에만 tv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다. 다음날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항상 10시면 자던 내가 무척이나 들뜬 기분으로 잠에 들지 않았었다.

이리저리 돌리던 채널이 돌고래와 소년이 만나는 수족관 장면에 멈춰섰다.

 

너무도 신기한 모습이었다.

대단한 크기의 돌고래가 수족관 건너편에 서있는 소년을 정확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보지 않았음에도, 어린 나는 빠르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어렴풋이 나는 기억을 더듬으면, 돌고래는 소년의 도움으로 수족관을 탈출할 수 있게 된다.

수족관이 깨지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도 그 장면만큼은 또렷이 기억난다.

어린 나이에 꽤나 충격적이었나보다.

 

 

영화의 소재는 (지금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투적인) 인간과 동물의 관계이다.

사고뭉치 소년이 수족관 청소일을 맡게 되고, 그곳에서 범고래 윌리를 만나고

소년과 고래는 상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깊은 교감을 형성한다.

그 후 못된 놈들이 범고래를 이용하려하자, 소년이 고래,윌리를 구해주게 되는 이야기

 

이 영화는 동물과 인간의 깊은 교감을 보여줌으로써 애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최고의 영화다. 난 이 영화를 어린 나이에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 영화를 중학생 때나 고등학생때 보았다면

감히 이 영화를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 의문은 단순히 내가 나이를 먹고, 안 먹고 떠나 작품의 시기를 두고 생기는 의문이다.

 

이 영화가 1993년 작임에 이 영화는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2009년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마다의 제 나이를 떠나,

1993년에 살았던 사람들과 2009년 사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다르다.

이 영화가 상영되었던 1993년이란 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가장 알맞은 감동을 선사하다.

그 시대가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감동이었던 것이다.

 

 

 

어쩌다보니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감동에 섣불리 감동해선 안된다는

이상한 심리가 생겨난 것 같다. 보다 더 자극적이고, 보다 더 짠해야만 눈물지어야 한다는 그런 심리말이다. 

 

이 영화는 얼핏보면 인간과 동물 간의 비상식적인 교감을 비상식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감동을 일궈낸 듯 보이나

이 영화를 끝까지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지극히 상식적인 관계가 상식적인 이해를 통해 감동을 선사했으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문득, 어렸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영화, '프리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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