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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우리에게 너무 늦게 찾아온 쇼맨

2020-03-27 00:57:19

스포 있음

 이 영화는 좀 더 빨리 이 세상에 나왔어야한다.만약 이 영화가 19-20세기쯤에 나왔으면 당당하게 평등의 문구를 달수있었을 것이다.러닝타임 처음부터 끝까지 21세기 감성으론 불편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 영화는 절대 평등의 교훈을 내포하고 있지않다.


 감독은 의심할 여지 없이 1세계 백인 남자였을 것이다. 어떻게 감히 서커스를 '피부색, 신분, 개성과 상관없이 모두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한 기회의 장'으로 꾸며낼 수 있단 말인가. 당시 1세계가 독특한 인종을 잡아와서 관심거리로 만들기 위해 신체를 개조까지 했던 과거에 눈꼽만큼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그런식으로 서사를 뽑아내지 않았을 것이다.


 "아냐! P.T.의 서커스는 달랐어! 서커스란 별명이 있었을 뿐이지, 실제론 아무런 차별과 폭력없이 세워진 무대였어!" 라고 우기기엔 근거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일단 P.T가 독특한 물건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이 인기가 없으니 죽은 것 대신 살아있는 생물로 대체한다는 발상부터가 이미 글러먹었다. 애초에 P.T.는 재능이 있지만 사회가 싫어하는 아티스트를 구하러다닌게 아니라 사람들의 조롱을 받는 자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기 위해 단원을 모집한 것이다. 그는 영화 내에서 단원들이 사회의 시선에 맞설수있게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상류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귀족 백인 남성과 유명 유럽 디바를 섭외하고 자신들의 단원이 디바의 고객들과 접촉하지 못하게 막았다. 혹시라도 디바를 보고 몰려온 고객이 혐오스런 단원을 보고 돌아설까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극중에서 단원들은 어디로 모실까요? 하고 묻자, 그들은 너무 눈에 띄니 입석으로 보내라는 대사가 나온다. 더나아가 뒤풀이때 단원들은 P.T에 의해 내쫒김까지 당한다. 그런데 그런 P.T에게 당신 덕분에 우리가 세상에 나설 수 있었어요라는 대사를 하게 만들다니. 감독이던 작가던 미친게 아닐까.


 그뿐만이 아니다. P.T의 아내는 자신의 부와 명예 모든걸 버리고 시집오고 말도 안되는 P.T의 계획을 지지하고 버팀목이 되주었지만, 댓가로 대서특필로 P.T.의 바람을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P.T의 절절한 사과 한마디에 용서해준다. 그녀가 받은 상처나 감당하던 무게가 전혀 표현되지 않은것이다. 이럴거면 맨처음 그녀가 무슨 대단한 꿈을 가진것처럼 시작했으면 안됐다. 딱 '이상적 아내상'을 실현하는게 그녀의 전부라니 이게 어딜봐서 평등의 서사인건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서커스를 물려받는 사람 또한 백인 남자이다. 그는 그 전에도 P.T가 디바에 정신 팔려서 단원을 버리고 해외 투어를 갔을때 P.T대신 서커스를 운영했다. 하지만 도데체 왜 그 사람이 한걸까? 그는 상류층을 사로잡은 입담 콘서트 때문에 캐스팅이 됐지만 막상 서커스에 와서 무슨 무대를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뒤늦게 합류한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커스를 하고있다. 그 서커스엔 이미 공연을 해오던 단원들이 있지만 그들은 대리 관리자로서의 자격도 얻지 못했다. 이 부분에서도 백인을 무의식적으로 우위로 두었던 감독의 생각이 들어난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러닝타임 중 P.T를 제외하고도 스크린에 비중있었던 배역은 백인이 대부분이다. 영화를 보면서 P.T와 가족들, 디바, 필립의 과거가 어땠는지 짐작 할 수 있었지만 단원들에 대한 과거거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힘들게 살아왔다. 이것이 단원들이 가진 이야기의 전부다. 즉, 이 영화는 평등의 서사가 아니라 그저 p.t의 사업 성장기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 외 음악, 춤, 연출이 정말 멋졌지만 그 휼륭한 무대가 저런 서사에 쓰였다는게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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